작성일 : 11-02-19 12:14
  글쓴이 : 해바라기     날짜 : 11-02-19 12:14     조회 : 1784    
제  목
  경계의 차이, 사이, 틈새: 성매매공간의 다면성과 삶의 권리  
출판사
  그린비
지은이
  막달레나공동체 용감한여성연구소 편
페이지
  288쪽
발행일
  2007년 09월 10일   
네티즌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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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합법화, 또는 불법화의 논의를 넘어 이 책은 성매매공간에서 살고 있는 여성들의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용감한여성연구소’는 생애사 구술방법을 통해 성판매 여성들의 실제 목소리로 그들의 삶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 여성들이 피해자일 때만 삶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법과 정책의 아이러니를 포착하고 있다. 집결지 여성들의 건강문제는 산부인과 질환만이 전부일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의 편견과, 우리가 생각하는 자활에 대한 오해, 용어(성판매, 성매매, 성노동자)에 대한 입장을 8가지 챕터에서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은 성을 산 사람은 사라지고 상을 판 여자들만 비난받는 지금의 상황에서 또 다른 의미의 ‘소수자’를 사유하도록 돕고 있다.

성매매 논쟁의 한가운데, 집결지 여성들의 삶은 있는가?
“너는 왜 섹스워커(성노동자, sex worker)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본문 p.15)
성전환자이자 양성애자인 유럽의 섹스워커가 묻는다. 이 물음에 이어지는 ‘나’의 “고민하고 있다”는 대답은 곧, 이 책을 기획한 용감한여성연구소의 대답이기도 하다. 지난 20여 년간 집결지 여성들과 함께 해온 (사)막달레나공동체에서 발족한 ‘용감한여성연구소’는『경계의 차이, 사이, 틈새』를 펴내며, 성매매에 관한 8개의 프리즘을 풀어낸다.

그들이 던지는 질문은 어쩌면 도발일 수도 있고, 방관자가 되어 유리벽 바깥에 서 있는 우리에게 요구하는 성찰일 수도 있다. 이 책에는 연구자이자 활동가인 저자들이 가까이에서 듣고 기록한 집결지 여성들의 실제 목소리가 녹아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그들의 언어로 만나는 실상은 우리에게 낯선 충격을 던져주면서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통념적으로 그들을 대했는지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이 책은 특정한 집단을 가르고 구획하는 ‘경계’를 문제 삼는다. 성을 파는 여성들은 ‘악녀’로 낙인찍히거나, ‘불쌍한 누이’라는 희생자적 표식에 가둬져 왔다. 일반 사회와 분리된 낡고 견고한 경계는 이들을 고유한 관계와 삶의 역사를 가진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책은 바로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경계들의 차이, 그 경계 사이에 존재하는 삶의 다면성과 틈새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장’ 보고서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성매매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소수자의 삶을 성찰하게 하고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매매 근절과 삶의 현실
“겉으로는 근절하니 어쩌니 그러지만 근절이 되냐고. 경찰이 와서 뭔가를 하지만 그때부터 우리는 지하실로 밖으로, 한 시간 동안 일 못하고 숨어 있다가 낮에 그 한 시간을 더 일해야 돼. 우리만 더 이중 삼중으로 고통 받잖아. 도움을 줄 거면 현실적인 것부터 해달라는 거지. 무조건 그만두고 와서 살아라, 하는 건 너무 단순한 거지.”(전직 성판매 여성 박숙희 씨, 본문 p.203)
도움을 주려거든 좀 현실적인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는 여성들의 요구는 성매매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되돌아보게 한다. 성매매방지법(‘성매매 알선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피해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성판매 여성들의 구조와 보호를 목적으로 다양한 정책들을 실행하고 있지만, 그 정책에 대한 평가는 바로 그 수혜자가 되어야할 여성들의 욕구와 필요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성매매방지법이 약속하는 여성들의 ‘인권’은 성매매 근절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나 거시적인 지표가 아닌 여성들의 작은 현실들을 돌볼 수 있는, 스스로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이 책의 저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머리말

1부 경계를 묻다
1장 성매매, 경계를 두드리는 소수자의 물음들_원미혜
2장 성매매공간의 다면성과 삶의 권리_백재희
3장 법은 무엇을 할 수 없는가?: 성매매와 법_김애령
4장 탈성매매 여성을 위한 ‘자활’지원정책이 걸어온 길, 나아갈 길_황정임

2부 경계 사이에 놓인 삶의 실천들
5장 성매매 체험과 생애 이야기: 탈성매매 여성의 사례 재구성_ 이희영
6장 피해와 생존을 넘어 삶의 한복판에서: 성판매 여성들의 동료활동 경험을 돌아보며_엄상미
7장 혹시 자활하셨나요?_최정은
8장 성판매 여성의건강을 고민한다는 것: 막달레나의집 경험을 중심으로_김민지, 전유나

참고문헌
편자 : (사)막달레나공동체 용감한여성연구소
(사)막달레나공동체 부설 ‘용감한여성연구소’는 주변화된 삶을 연구한다. 의식·무의식적 배제와 낙인으로 주변화된 공간에서 위험하고도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용감한 여성/남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모으고, 분석하는 일을 한다. 일차적인 연구대상은 ‘여성’이지만, 여기서 ‘여성’은 성(sex)에 의한 이분법을 따른 것이 아니다. 현재는 철거를 앞둔 용산 성매매집결지에서 현장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성매매’ 연구로 출발하고 있지만 점차 젠더/섹슈얼리티 전반으로 연구영역을 확장하려고 한다.

김민지 _ 3년 전, 국회의사당 앞에서 생존권을 주장하며 단식하던 성판매 여성들을 만나게 되면서 뭘 잘 모르는 상태로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가 ‘밥이 맛있는 데가 있다’는 꼬드김에 얼떨결에 막달레나공동체에 들어왔고, 사람 사는 맛에 푹 빠졌다. 여전히 모르는 게 많아 혼비백산, 실수를 연발하지만, 타로카드나 춤 등 자신의 잡기를 활용하여 식구들과 노는 건 꽤나 좋아라 한다. 현재 현장지원센터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애령 _ 철학을 공부했고, 현재 이화여대에서 철학과 예술교양 강의를 하고 있다. 이해를 방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텍스트의...다중적 의미가 실제로는 어떻게 세계에 대한 이해를 풍요롭게 하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추상적인 철학적 관심이 2002년부터 성매매공간에서의 여성들의 이야기와 만나면서 흔들리고 재구성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백재희 _ 이화여대 여성학과를 졸업하고 6년 동안이나 무면허(?)로 막달레나공동체에서 일을 하고 있다. 성산업공간의 필리핀여성에 관한 논문 이후 그에 관한 아무런 일도 못하고 있음이 부채감처럼 남아 있으며 언젠가는 필리핀 친구들을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상담보다는 여성들의 삶에 도움이 될 자원과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영업일’을 좋아하여, 느지막이 사회복지 박사과정에 들어갔지만 무면허를 면하려면 아직 수년이 남아 있을 것만 같다. 엄상미 _ 열정만 가득하던 대학시절 때 기지촌지역에서의 자원활동을 계기로 졸업 이후에도 줄곧 성매매문제와 인연을 맺어 일해 오고 있다. 막달레나공동체에서 일하며 체념과 연민을 반복적으로 앓는가 하면 고집스러운 사랑을 체험한다.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였고, 『용감한 여성들, 늑대를 타고 달리는』, 『막달레나 막 달래나?』등을 함께 쓰고 엮었다. 원미혜 _ 이화여대 여성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서울대 및 중앙대 대학원 등에서 여성학을 가르쳤으며, 현재 막달레나공동체 부설 용감한 여성 연구소장, 용산 현장지원센터 운영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페미니스트로 사는 것에 대한 기쁨과 좌절 사이를 51:49로 오가며, 막달레나공동체를 통해 1%가 지닌 삶의 무게의 중요성을 깨달아 가고 있다. 이희영 _ 개인의 생애사를 통해 사회를 들여다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회적 규범의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체험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막달레나공동체를 통해 용산지역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였다. 성매매현장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 관한 지도그리기 작업을 꿈꾸고 있다. 전유나 _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으며, 막달레나공동체 현장지원센터를 거쳐 현재 현장상담센터 상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몇 해 전, 서울구경시켜 준다는 친오빠의 꼬임에 넘어가 보따리 싸들고 도착한 곳이 바로 막달레나공동체였다. ‘50만 원 줘도 일할 것 같았다(?)’는 이옥정 대표의 처음 기대와 달리, 가는 곳곳마다 물건을 파손하여 월급 받는 것보다 재물파손에 의한 수리비가 더 많이 들어가는 막달레나 사고뭉치. 최정은 _ 성매매공간과 그 경계에 있는 여성들에게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는 ‘W-ing’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자격증이나 기술보다는 내면의 힘이 더 중요하다고 자주 이야기한다. 황정임 _ 이화여대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1997년 ‘산업형성매매에 관한 연구’를 시작으로 성매매 연구와 연을 맺었고 현재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구. 한국여성개발원)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 여성빈곤 등을 주제로 여성정책연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