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4-05 13:57
<연합뉴스>"성폭행 악몽 해바라기센터 도움으로 벗어났어요"
 글쓴이 :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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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4/03/0200000000AKR201604030… [208]

"성폭행 악몽 해바라기센터 도움으로 벗어났어요"

성폭력 응급키트 설명하는 서울해바라기센터 관계자
성폭력 응급키트 설명하는 서울해바라기센터 관계자(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서울해바라기센터 의료지원팀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서울해바라기센터 개소 5주년을 기념해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성폭력 피해자 응급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6.4.3 <<서울해바라기센터 제공>> xyz@yna.co.kr
12년 친부 성폭행 피해자 서울센터 5주년 개소식서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A(23·여)씨에게 악몽이 시작된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친아버지는 불과 8살의 어린 딸 방에 들어와 몹쓸 짓을 했고, 심지어 "네가 이 사실을 엄마에게 알리면 우리 가족은 함께 살 수 없다"는 협박까지 했다.

자신 때문에 가족이 해체될까 두려워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A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12년이나 끔찍한 악몽 속에서 시달렸다.

그러나 고통 속에서 환청·환각 증세까지 나타나자 A씨는 담임교사에서 이 사실을 알렸고 청소년상담센터를 거쳐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내 위치한 서울해바라기센터를 찾게 됐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어머니를 비롯한 다른 가족도 사실을 알게 됐고 A씨는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A씨의 아버지는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A씨는 3일 서울해바라기센터 개소 5주년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처음에는 누구에게도 자신의 일을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이곳의 도움으로 치유가 되고 보니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서 내 경험을 전하고 싶어 용기를 내 인터뷰에 나섰다"고 말했다.

A씨는 2012년 센터를 처음 찾은 이후 일주일에 1번씩 상담과 병원 진료를 받았다. 현재도 음악치료, 집단상담 등에 참여하며 오랜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세상을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4년간 지속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받으면서 '내가 살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A씨뿐 아니라 A씨의 어머니에게도 크나큰 충격과 상처를 남겼다.

"그때의 심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말문을 뗀 A씨의 어머니는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올라와 주체할 수 없는 상태에서 나를 잡아준 이들이 센터 선생님들이었다"고 말했다.

A씨 어머니가 센터에 찾아와서 처음으로 물은 말은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였다.

여기에 센터는 '무조건 딸을 믿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믿은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면서 믿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A씨 어머니는 딸과 많은 대화를 하고 가해자를 처벌받게 하려고 함께 힘을 모으며 어려움을 헤쳐갔다.

그는 "친부 성폭력 사건의 경우 어머니는 딸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자신도 벗어나기 어려운 상처를 받는다"며 "그럼에도 오로지 딸 때문에, 딸에게 더는 죄를 짓고 싶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일을 겪은 후 딸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너로 인해서 엄마가, 그리고 남은 가족이 그 사람에게서 구출됐다'는 것"이라며 "친족 성폭행 피해자의 경우 자신 때문에 다른 가족이 고통받을까 봐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네가 우리를 구출해줬다'고 말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eun@yna.co.kr